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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시경제거시경제 기초 · 5/13

실질금리 계산법과 주식·금·예금 영향

미국 10년 국채금리 5.17%에서 기대인플레이션 2.34%를 빼면 TIPS 실질금리 2.83%가 남습니다. 한국 실질 기준금리를 두 방식으로 계산하고 주식·금·예금에 주는 영향을 짚습니다.

Bob업데이트 8분 읽기

핵심 요약

  • 실질금리는 명목금리에서 물가상승률을 뺀 값이고, 이미 나온 물가를 쓰면 사후 실질금리, 앞으로의 예상 물가를 쓰면 기대 실질금리입니다
  • 2026년 8월 한국 기준금리 3.00%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 3.1%를 빼면 사후 실질 기준금리는 -0.1%p, 기대인플레이션 2.7%를 빼면 +0.3%p입니다
  • 7월 정기예금 금리 3.15%는 이자소득세 15.4%를 떼고 나면 같은 달 물가상승률 2.79%보다 낮았습니다
목차

2026년 9월 25일 미국 10년 국채 금리는 5.17%였습니다. 같은 날 물가연동국채(TIPS) 10년물 금리는 2.83%였습니다. 둘의 차이 2.34%p는 시장이 앞으로 10년 동안 평균적으로 예상하는 물가상승률로 읽힙니다. 5.17%라는 숫자만 보면 금리가 매우 높아 보이지만, 물가를 빼고 나면 투자자가 실제로 얻는 몫은 2.83%라는 뜻입니다.

한국도 비슷한 계산을 할 수 있습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2026년 8월 27일 인상으로 연 3.00%가 됐지만, 8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3.1% 올랐습니다. 물가를 빼면 기준금리는 사실상 0% 근처입니다. 어떤 물가를 빼느냐에 따라 이 값은 마이너스가 되기도 하고 플러스가 되기도 합니다.

한눈에 보기

개념계산2026년 기준 예
명목금리통장·채권에 적힌 금리미국 10년 국채 5.17%(9월 25일)
사후 실질금리명목금리 − 이미 발표된 물가상승률한국 기준금리 3.00% − 8월 물가 3.1% = −0.1%p
기대 실질금리명목금리 − 앞으로의 예상 물가상승률한국 기준금리 3.00% − 기대인플레이션 2.7% = +0.3%p
시장 실질금리물가연동국채 금리를 그대로 읽음미국 10년 TIPS 2.83%(9월 25일)
기대인플레이션(손익분기)명목 국채금리 − 물가연동국채 금리5.17% − 2.83% = 2.34%

명목금리에서 물가를 빼는 이유

1년 만기 예금 금리가 5%이고 같은 기간 물가가 3% 오른다면, 1년 뒤 통장의 숫자는 5% 늘지만 그 돈으로 살 수 있는 물건은 약 2%만 늘어납니다. 이 2%가 실질금리입니다. 흔히 쓰는 계산은 실질금리 ≈ 명목금리 − 물가상승률이고, 정확한 식은 (1 + 명목금리) ÷ (1 + 물가상승률) − 1입니다. 앞의 예에 넣으면 1.05 ÷ 1.03 − 1 = 약 1.94%로, 금리와 물가가 낮을 때는 두 방식의 차이가 작습니다.

문제는 "어떤 물가"를 빼느냐입니다.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 사후 실질금리: 이미 발표된 물가상승률을 뺍니다. 계산이 쉽고 숫자가 확정돼 있어 지나간 기간을 평가할 때 씁니다.
  • 기대(사전) 실질금리: 앞으로 예상되는 물가상승률을 뺍니다. 돈을 빌리거나 투자할지 정하는 사람에게는 앞으로의 물가가 중요하므로, 경제 판단에는 이쪽이 더 가깝습니다. 대신 "예상"을 어디서 가져올지 정해야 합니다. 한국은행 소비자동향조사의 기대인플레이션율이나, 명목 국채와 물가연동국채의 금리 차이가 대표적입니다.

미국 10년 TIPS 금리는 시장이 매기는 실질금리

TIPS는 물가에 연동되는 미국 국채입니다. 물가 상승분을 보전받는 구조라 TIPS 수익률은 물가를 뺀 실질 수익률로 읽습니다. 채권 금리와 가격이 반대로 움직이는 원리는 채권 가격과 금리의 관계에서 설명했습니다. 세인트루이스 연준의 FRED는 명목 10년 국채 금리(DGS10)와 10년 TIPS 금리(DFII10)의 차이를 10년 손익분기 인플레이션(T10YIE)으로 공개하고, 이 값을 시장 참가자들이 예상하는 향후 10년 평균 물가상승률로 설명합니다.

미국 10년 국채 명목금리, TIPS 실질금리, 기대인플레이션의 2003~2026년 월평균 추이
미국 10년 국채 명목금리, TIPS 실질금리, 기대인플레이션의 2003~2026년 월평균 추이

그래프에서 세 가지를 읽을 수 있습니다.

  • 2012년 말과 2020~2021년에는 TIPS 금리가 마이너스였습니다. 월평균 기준 최저는 2021년 8월 −1.07%였습니다. 물가를 감안하면 국채를 사는 사람이 오히려 손해를 감수하던 시기입니다.
  • 2022년 이후 연준이 금리를 빠르게 올리면서 TIPS 금리는 2023년 10월 월평균 2.41%까지 올랐고, 2026년 9월(25일까지 평균)에는 2.59%입니다.
  • 기대인플레이션(파란 점선)은 2008년 말과 2020년 봄처럼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린 때를 빼면 월평균 1.3~2.9% 사이에 있었고, 2022년 이후로는 2.1~2.9% 범위입니다. 2025년 12월과 2026년 9월의 월평균을 비교하면 명목금리가 0.80%p 오르는 동안 TIPS 금리는 0.69%p, 기대인플레이션은 0.11%p 올랐습니다. 최근 명목금리 상승은 대부분 실질금리 쪽에서 왔다는 뜻입니다.

한국 실질 기준금리 계산해 보기

한국에는 한국은행 기준금리와 소비자물가, 그리고 소비자동향조사의 "향후 1년 기대인플레이션율"이 매달 발표됩니다. 세 숫자로 두 가지 실질 기준금리를 직접 계산했습니다.

한국 실질 기준금리를 사후 기준과 기대 기준으로 계산한 2008~2026년 추이
한국 실질 기준금리를 사후 기준과 기대 기준으로 계산한 2008~2026년 추이
시점기준금리물가기대물가사후 실질기대 실질
2022.61.75%6.04%3.9%−4.29%p−2.15%p
2024.103.25%1.25%2.8%+2.00%p+0.45%p
2026.62.50%3.16%2.8%−0.66%p−0.30%p
2026.83.00%3.09%2.7%−0.09%p+0.30%p

물가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 같은 달 대비), 기대물가는 한국은행 소비자동향조사의 향후 1년 기대인플레이션율입니다.

2022년 6월에는 물가가 6% 넘게 오르는 동안 기준금리는 1.75%에 머물러 사후 실질금리가 −4.29%p까지 떨어졌습니다. 이후 한국은행이 금리를 올리고 물가가 내려오면서 2024년 10월에는 +2.00%p까지 올랐습니다. 2026년에는 물가가 다시 3%대로 올라 6월에 −0.66%p까지 내려갔다가, 7월과 8월 두 차례 인상으로 0% 근처로 돌아왔습니다.

두 선이 벌어지는 구간에도 의미가 있습니다. 사후 기준은 이미 지난 물가를, 기대 기준은 가계가 예상하는 앞으로의 물가를 씁니다. 2026년 8월처럼 발표 물가(3.1%)가 기대인플레이션(2.7%)보다 높으면 사후 실질금리는 마이너스, 기대 실질금리는 플러스로 부호가 갈립니다. 같은 기준금리를 두고 "실질금리는 아직 마이너스"라는 평가와 "이미 플러스로 돌아섰다"는 평가가 함께 나올 수 있는 이유입니다.

실질금리가 자산 가격에 주는 영향

주식은 할인율이 오르면 먼 미래 이익의 값이 줄어든다

주식의 가치는 앞으로의 이익을 지금 가치로 바꾼 값이고, 이때 쓰는 할인율의 바닥에는 실질금리가 있습니다. 실질금리가 오르면 이익 전망이 같아도 지금 가치가 줄어들고, 이익의 대부분이 먼 미래에 몰려 있는 성장주일수록 더 크게 영향을 받습니다. 계산 예시는 기준금리가 바뀌면 생기는 일에 있습니다. 반대로 물가가 오르는데 명목금리가 따라가지 못해 실질금리가 낮아지면, 현금과 예금의 구매력이 줄어드니 다른 자산을 찾으려는 유인이 커집니다.

금은 이자가 없어 기회비용이 커진다

금은 이자도 배당도 주지 않습니다. 실질금리가 높을수록 금을 들고 있는 대가로 포기하는 이자가 커집니다. 한국은행과 FRED 통계로 보면 2012년 12월부터 2013년 12월 사이 TIPS 금리(월평균)가 −0.76%에서 0.74%로 오를 때 국제 금값은 월평균 1,689달러에서 1,225달러로 27.4% 내렸습니다.

하지만 이 관계는 늘 들어맞지 않습니다. 2021년 8월부터 2023년 10월까지 TIPS 금리가 3.5%p 가까이 뛰는 동안 금값은 오히려 7.3% 올랐고, 2023년 10월부터 2026년 8월까지는 TIPS 금리가 2.4% 안팎에 머무는 사이 금값이 130.9% 올랐습니다. 실질금리 말고도 금값을 움직이는 다른 힘이 더 크게 작용한 시기라는 뜻입니다. 금에 투자하는 방법별 세금과 비용은 금 투자, 어디서 사야 세금이 적을까에 정리했습니다.

예금은 세금까지 빼고 계산한다

예금의 실질금리는 세금까지 빼고 계산해야 합니다. 이자소득에는 소득세 14%(소득세법 제129조)와 그 10%인 지방소득세(지방세법 제103조의13)를 더해 15.4%가 원천징수됩니다. 한국은행 통계로 2026년 7월 예금은행 정기예금 신규 가입 금리(가중평균)는 연 3.15%였고, 같은 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79%였습니다.

구분계산결과
세전 실질금리3.15% − 2.79%약 +0.36%p
세후 명목금리3.15% × (1 − 0.154)약 2.66%
세후 실질금리2.66% − 2.79%약 −0.13%p

통장의 이자는 분명 늘었지만, 세금을 떼고 물가를 감안하면 구매력은 조금 줄어든 셈입니다. 비과세·분리과세 계좌가 실질 수익률에서 차이를 만드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예금 상품을 고르는 순서는 예·적금 고르는 순서에서 다뤘습니다.

흔한 오해

  1. "금리가 5%면 5%를 버는 것이다." 물가가 3% 오르면 구매력 기준으로 버는 몫은 2% 정도이고, 세금까지 빼면 더 작아집니다. 금리 수준을 비교할 때는 같은 기간의 물가를 함께 봐야 합니다.
  2. "실질금리는 하나의 숫자다." 사후로 계산하느냐, 기대 물가로 계산하느냐에 따라 부호까지 바뀔 수 있습니다. 2026년 8월 한국처럼 −0.1%p와 +0.3%p가 동시에 성립합니다.
  3. "실질금리가 오르면 금값은 반드시 떨어진다." 2012~2013년에는 그랬지만, 2022년 이후에는 실질금리가 크게 올라도 금값이 함께 올랐습니다. 하나의 지표로 자산 가격을 예측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직접 확인하는 법

  • FRED: DGS10(명목 10년 국채), DFII10(10년 TIPS), T10YIE(10년 손익분기 인플레이션)를 같은 그래프에 그려 볼 수 있고, CSV로 내려받을 수도 있습니다.
  •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 기준금리, 소비자물가지수, 기대인플레이션율(소비자동향조사), 예금은행 가중평균금리를 내려받아 이 글의 표처럼 직접 빼 보면 됩니다. 물가상승률은 지수로 1년 전 같은 달과 비교해 계산하고, 계산 방법은 소비자물가지수 제대로 읽는 법에 정리했습니다.
  • 한국은행 소비자동향조사: 기대인플레이션율은 가계가 답한 향후 1년 예상치라서, 시장 가격에서 뽑은 미국의 손익분기 인플레이션과는 성격이 다릅니다. 둘을 비교할 때는 이 차이를 감안하세요.

정리

실질금리는 명목금리에서 물가를 뺀 값이고, 이미 나온 물가를 쓰면 사후, 앞으로의 예상 물가를 쓰면 기대 실질금리가 됩니다. 미국에서는 물가연동국채 금리가 시장이 매기는 실질금리 역할을 하며, 2026년 9월 25일 기준 2.83%였습니다. 한국의 실질 기준금리는 두 번의 인상 뒤 0% 근처로 돌아왔습니다. 금리 뉴스를 볼 때는 명목 숫자와 함께 같은 기간 물가와 세금을 한 번 더 빼 보는 습관이 판단을 정확하게 만듭니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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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Bob

개발자로 일하면서 경제 지표와 시장 데이터를 직접 찾아보고 정리해 왔습니다. 공식 통계와 1차 자료를 기준으로, 처음 보는 사람도 흐름을 따라올 수 있게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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